저녁  강물에

                                                                                   박이도

 

저녁  강물이

말없이  흘러가듯

세월의  한  때가  또  사라지는가?

 

하루같이

삼백  예순다섯 날을  스쳐왔다.

노래하듯  즐거운  날이

기도하듯  두려움과  기원의  날이

오늘 아침

낙엽처럼  뒹구는

한  조각  빛  바랜  꿈으로

흐트러지고 있다.

 

해가  지는가?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기대와  꿈의  햇살이

서산에  기울어지고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집으로

황망이  돌아가는가?

 

출발하고  도달하는  시간의  여정속에

지금은  가슴  저미어

지나온  먼데를  뒤돌아본다.

미움과  싸움의 나날

오늘

나는  그 모두와  결별  해야겠다.

 

어둠 속  소리 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생각하듯

지나간  세월을  등지고

진정

조용히  울고  싶다.

그리고

불끈 두 주먹에  힘주어

내일을  기약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