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무엇이냐고

                                                                                            황금찬

한  친구가  내게 묻는다.

시가  무엇이냐고

그때  나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웃기만  했다.

 

그 후 세월이  흘러갔다.

또  친구가 묻는다

시가  무엇이나고

그때  나는

 옛  시인이 한 말을

빌려  대답했다.

 

시는  다만  확인할 뿐  아니다

재건하는  것이라고

 

그 후 달과 해가 자리를  많이 옮겼다.

또 친구가  물었다.

시가  무엇이냐고

그때에도  나는 저 발레리의 말을

빌려다  대답했다.

"꼭 해야  할 한마디의   말이다"라고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학생들이  묻는다

시가  무엇이냐고  물을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시는  여러 가지의 직능을  갖는다.

정신적으로  영혼의  거울이요,

표현적으로는

신과  대화할 때  사용하는  언어다" 라고

이 말을  줄이면

시는  영혼의  거울이요.

신계(神界)의  언어다.

 

지금  내게  누가  묻는다면

나는  같은  대답을  하리라

그러나  먼  훗날  누가 또 내게

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때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좀  두고 생각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