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심은 꽃
안재진
가슴에 심은 꽃 한 송이
감추고 있다.
몰래 꽃을 피운 것은
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나 혼자 심어 가꾸고
뜨겁게 할 뿐이다.
깊은 산골
혼자 꽃을 피우고
향내를 풀어 자족하는
풍란의 은밀처럼
아무도 넘보지 않는
나만의 님이다
그 님이
세상에 발을 디딜 때
드디어 닫힌 허공이 열리고
묻지 않아도 그리움은
푸른 웃음으로 응답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