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은행잎이나

                                                                       정광수

흩날리는  은행잎이나
붉게지는  단풍잎이나
힘겹게  매달린  감이나
그것은  이 가을
山寺(산사)의  마지막  祝製(축제)

山이야  다  같은 것  같다지만
그  山이  무엇을  품었느냐에
사람들이
모인다.

늦가을  무서리   내리네

토담집  감나무에서
내리는  가을
주홍빛  감들이  제  무게를  못 이겨
툭툭  떨어지는 
소리

南道(남도)의  고즈넉한
山寺(산사)의  晩秋(만추)
부처도  거기서  가을을 
읊는다
사람들은  나무들이  겨우살이
하는  것을
자기네  구경거리인 줄 알고
단풍이  좋다는 내장산이나  백양사를
찾아

비경을  연출하는
단풍빛에  물든  바위나  물이나
그  암반  사잉에 흐르는
5층  석탑의  이끼낀  둘레에서
스스로  신선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  거기서  스님이나  됬으면  하는
낭만을  가져보긴  하지만

정작  스님은
어떨까
스님은  웃고 있을뿐

크게  가득  찬 것은
비어 있는  것이니

아름다운  것은  결국
흉한  것일 터

自然(자연)은  그냥  그대로 進化(진화)됨이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