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명의  어머니
                                                                                    허영만
어머니
이 세상,  그  어떤  이름보다
고귀하신  이름  어머니  어머니가  계시기에
이  땅의  햇살은  더욱  따사롭고  풀잎은  더욱  푸르며
새들은  하늘  높이  날아  오릅니다.

어머니  이 세상  어떤  빛깔보다  더  찬란하고  맑으신  이름
어머니  제 아무리  보석이  빛나기로서니  어머니의  은은하신
눈빛을  따르오리까?  제  아무리  강물이  맑기로서니  어머니의
청청하신  마음만  하오리까?

어머니  거울앞에  단정히  앉아  참빛으로  정성껏  매만지시는
머릿결에  한 세상  살아오신  세월을  떠올리고  잔주름  출렁이는
손끝에서  한  평생 끌고  다니신  바람을  봅니다.
그 만큼  철없는  자식들은  어머니의  한평생을 먹고  자랐습니다.

어머니
한세상  한평생  육신과  영혼을  다  바치고서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어디  있느냐고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하루에도  
열 두번  남은  살점과  뼈까지  고스란히  소신 공양  하시는  어머니

어머니  오늘도  이 못난  자식은  어머니의  가슴에  못하나  제대로
빼드리지  못하고  오늘도 이 가련한  자식은  어머니의  눈에  박힌
가시하나  제대로  뽑아드리지  못하고

어머니  봄날이면  피어오르는  저  어린  새순들이  어머니의 따사로운
숨결인줄도  모르고  겨울이면  찬바람  눈보라 속   저  헐벗은  나무들의  
떨림이  어머니의  쓸쓸하고  텅빈  마음인줄도  모르고

어머니
이못난  자식은  매향  흔들리며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어머니의  눈길을
애써  뿌리치며  그저  흐르기만  했습니다.  이  못난  자식은  늘  위태위태
하게  좌우  살피지도  않은채  어머니의  손길을  한사코  놓아버리곤  했답니다.

어머니
희끗희끗해진  머리가  되어서야  야위신  어머니  당신  무릎  앞으로  돌아와
두손 모으고  꿇어앉은  이  가련한  자식을  보십시오  이제야  저  푸른  하늘이
어머니  당신인줄을  알고  우러르는  이 철없는  자식을  보십시오.

어머니  포근한  햇살이  내릴  때마다  산이라면  산을 넘고  청청한  별들이
돋을 때마다  강이라면  강을건너 이만큼  살아  올 수 있었음이  오로지
어머니  당신의  기도였음을 이제야  알게  된나이
어머니,  당신은  하늘이십니다.
어머니,  당신은  당신은  생명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