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열매 / 황도제



꿈 많은 가을열매

긴긴 밤 보람 있게 보내리라

겨울이 두렵지 않았다.



봄에는 새 살림 차려

신혼의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잎사귀 같은 자식들

녹색으로 사랑을 키우다가



가을에는

성숙한 자식들 열매 맺듯

단풍옷 입혀

시집장가 보내고



겨울에는

마른 가지 두 내외

호젓하게 외롭다가

눈 오는 날 눈꽃에 싸여

잠적하듯 잊혀지겠다고



그렇게만 살아라

당차고

예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