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류
                      이  가림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  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  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어둠을
이젠  알알이  쏟아  놓아야  하리

무한히  새파란  심연의 하늘이  두려워
나는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온몸을  휩싸고  도는
어지러운  충만  이기지  못해
나  스스로  껍질을  부순다.

아-아,  사랑하는  이여
지구가  쪼개지는  소리보다
더  아프게
내가  깨뜨리는  이  홍보석의  슬픔을
그대의  뜰에
받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