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회 문학회를 마치며



   변덕스런 날씨와 황사로 얼룩진 3월이지만, 우리들의 가슴을 환히 밝혀주는 봄꽃들과 초록 생명들이 있어서, 감사함과 행복함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존경하는 선생님들을 모시고 반가운 문우님들과 35회 문학회를 열어,문학강연을 듣고, 시를 감상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듣는 일은 축복이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두 분 선생님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언제나 우리들을 이끌어 주시는 황금찬선생님께서는 "시는 끝이 없는 저항" 이라고 하시면서, 시가 천편을 읽어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불행이라는점과, "우리들의 시가 선한 저항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마무리 말씀으로 오세영선생님의 시 '김치'를 잠깐 소개하시면서, 큰 박수를 드려야 한다는 진심어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어서 오세영선생님의 문학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선생님은 일반적으로 궁굼해 하는 두 가지 주제가 첫째는, 문학에대한 지식과 견해이고 둘째는,문학작품에 대한 견해라고 하셨습니다. 그 중에서 두 번째 견해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본인의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쑥스럽기도 하다고 하셨지만, 이제는 학술적인 이야기나 학문보다는, 시창작으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시면서, 지금까지 거의 밝히지 않으셨던 사적인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선생님의 유년시절이나, 약력에대한 말씀은 소개를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오선생님은 1965년에 시로 추천을 받으셨고, 1968년에는 박목월선생님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현대시 동인지를 통하여 정식으로 등단 하였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박목월선생님의 스승님은 정지용선생님이라고 잠깐 소개를 하시면서, 두 분 스승님을 능가하는 시인이 되고, 스승님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아야겠다는 뜻을 다짐하셨습니다.당시의 현대시 동인은, 문단에서 인정해 주었으며, 시단을 움직이는 젊은 시인들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하셨습니다. 단체의 성격은, 인간의 내면의식을 탐구하고, 잠재의식을 표현하는 경향이 짙었으며, 대체로 시인들의 시가 난해하기는 하였지만 그러한 시작을 통하여 오선생님은 언어훈련, 시적 상상력을 크게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하셨습니다.


   지적 호기심이 강했던 그 시기에 쓴 시, 지금은 하나의 유산으로 남게 된 시'불'을 소개하셨습니다. 다음으로는, 1970년 대학원 다니실 때 어머님을 저세상으로 보내시고, 1972년 석사 논문을 끝내고 방황하던 시절에 쓴 시, '꿈꾸는 별'을 소개하셨습니다. 그 다음으론 1974년 충남대교수 시절에 있었던 어려움을 회상하시면서 시 '그릇'을소개 하셨는데 그 시는 지금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시 이기도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사상과 철학을 바탕으로한 지적인 시와, 서정성이 있는 시 쓰기의 소신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철학은, 원초적인 종교(불교)에 있다고 하시면서 "시는 사랑의 정신"이라고 결론지으셨습니다.


   오늘 황선생님이 하신 말씀이나, 오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종합해 보면, 예술이나 문학은 휴머니즘을 벗어날 수 없고, 휴머니즘이 없다면 시가 아닐 것이며, 따라서 가장 중요한 철학은 휴머니즘일 것이고, 인간적인 고뇌와 따스함이 베어있는 글이 진정한 예술이며 문학일 것이라는 뜻으로 정리가 됩니다.


회원 여러분.....

   봄꽃이 참으로 아름다워요. 화사한 봄날처럼 많이 행복하세요. 생명의 자연과 무한한 우주, 삶과  깊은 대화를 통해서 창의성 있는 글을 많이 쓸 수 있도록 멈추거나 주저함이 없이 힘차게 달려갑시다.

그럼 다음 모임 때까지 건강하세요.

  정소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