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판에서
정선영
물드는 것은 석양만이 아니다
아침 해가 떠오를 때도
하늘은 단풍처럼 물들었다
초록의 시간에 잎은 떨어지지 않는다
푸른 잎이 지는 것은 눈물일 뿐
잎이 질 땐 처음색이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사랑을
모두 소모해야만
낙엽처럼 자연으로 돌아 갈수 있다
생을 다한 여유로움과
허전함이 함께하는 가을 들판에서
사랑을 다하려 남은 시간을 붙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