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엽

            

                                    박 영 규

 

 나무잎들이 붉은 화장 지우고

 홀가분한지 질주하는 바람 앞에

 생각의 이파리를 던져 놓고

 망둥이 미꾸라지처럼 마구 뛴다.

 

 엊그제 그토록 치장한 모습

 우쭐거리며 곁눈질도 하더니

 사정없이 몰아붙이는 세월에는

 이판사판 심정인가

 

 촉촉한 살결 보는 것도 눈부셨는데

 어느새 겉주름이 속주름이 되었다.

 삶도 사랑도 조금씩 주름 잡혀

 우쭐대다가 쪼그라드는 게 인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