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대로

                                        이 성 숙

      꽃잎 하얗게 날리는

      소멸의 아픔에  멍든 그리움

      하늘 가득 선명하게 펼쳐 놓았다

     

      바람이 몰아간다

      낮은 담장 너머 흐르고 흘러

      찻 잎 향 짙은 고랑에 숨은 그림

      낯선 풍경은 설레는 마음 다독여 길을 나선다

     

      청국장 풍기며

      지금도 복사골 단물에서

      정을 떼지 못하는 빈 손에도 꽃잎 한 장 쥐어 주오

    

      저 빙하 산봉우리 눈보라 번진

      범접지 못할 순결한 후광 앞에 서 있을 수 있다면

      노래 불러 함께 춤 춰 보이는 꽃 한송이 바치리이다

 

     숨이 멈추는 뜨거운 사막 모래결에도

     하늘도 희고 지평선도 하얀 지상에도 꽃비는 쉬어가리니

 

     천년이 하루같이 투명한데

      사람들은 얀개속으로 걸어 나간다

     바람이 부는대로.

 

 

     *약 력*

     서울 출생 교육 공무원 퇴직 교육학박사

     (문학예술)신인상으로 등단

     한국 문인 한국 시낭송가 협회회원

     시집 ; 무대위에 올려진 소품 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