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김민정

 

풋감 떨어져 뒹구는 뒷마당에

그 좋아하시던 접시꽃

가을을 흘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발자국

수없이 찍힌 밭이랑엔

슬프도록 가을이 익어가고

 

섬돌에

신발은 그대로인데

 

아끼시던 밀감나무

인기척 없는 뜨락에

주인처럼 서서

낯선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것도

떠나는 것도

다 지나가는 일

 

어머니

바람이 너울너울 불고

긴 날의 이야기 남은

대문간 빈 공간에

가을이 한 잎 한 잎 떨어지고 있습니다.

 

 

김민정 (金玟廷)

 아호 - 笑鼎  (소정)

경남 거창 출생, 월간 <순수문학> 신인상 등단

시낭송가, 시낭송 지도자, 한국시낭송가협회, 백양문학회 회원

글빛, 창포 동인 공저< 날지 않는 새는 울지 않는다, 들꽃과 구름 외 다수>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66-11

E-mail : hopefriday@nate.com

Mobile: 010-9131-9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