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저문다
김명회
청아한 하늘에 소낙비 내려도
막을 이 하나 없고
흰 구름 마냥 떠다녀도
나무랄 이 없구나
그토록 곱던 코스모스의 생기도
하나 둘 시들어 버리고
감나무의 붉던 볼도
자취를 감춰버린 어느 날
나 시름에 잠기다
누구의 고뇌이기에
말없는 대화가
이다지도 서글프기만 하던가
달빛이 고개를 들어도
서러움은 달무리를 맴돌며
가슴이 조여드는 절규로
가을은 저물고
붙잡고 싶어도
잡힐 리 없는 허무함이
밤하늘을 적신다.
김명회
문학시대등단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장
공저: 들꽃과 구름, 버릴 수 없는 것들, 한일합동시집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