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나절

 

영숙

 

노을이 잔물 지는 나뭇가지에

어린 새 날아 들고

송사리 떼 파들거리는 실개천

새 색시 사랑처럼 정다웁다

 

머루 다래 정적을 담고

이끼 낀 바위엔 전설만 남는다

 

산골짜기 풀잎들

흐느낄 때

회색 빛 연기 피어 오르고

하롱하롱 어우러져 지는 꽃잎

설움도 아쉬어라

꽈리 같이 익어가는 해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