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 내리는 밤

                                            시 . 김민정/ 낭송 김민정


어둠이 익어
모든 침묵이 잠들 때
깨어 있게 하는 넌

어느 별
쓸쓸함 모아
쏟아내고 있는가

무거운 소리로
하루를 더듬게 만드는
푸른 낙서

초라한 모습 태우며
꿈 하나 들고서
비를 맞는다.




1. 겨울 저녁


                                               시 김민정/ 낭송 김민정


달빛에 흐르고
허기진 저녁은
기쁨을 달고 들어왔다

막차는 저만치 떠나고
꽁꽁 언 논둑길 걸어
마중 가는 겨울 저녁

마른 풀잎
별에게 하늘을 내어 준
구름의 숨소리 실려오고

두 눈은 어둠을 더듬어
그곳에 닿고 있었다

산 아래 보이는
맑은 그림자

가까워진 숨결에
체온이 춤을 추고
발자국 포개어 밟는 길
말이 없다


3. 눈 내리는 날


                                                   시 김민정/ 낭송 이용미


눈 내리는 터미널에서
여름산 같은 정열
꾸역꾸역 삼켜 앓다가
돌부처처럼 서 있다

이미 정해진 오늘
우리 가여운 마음은
새벽이 열리던
그날에 두고
웃으며 웃으며

떨어져 살아도
저녁빛은 잠들고
한 사발 고봉밥 먹으며
캄캄한 울음
멈출 수 있으리

끝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
무정한 시간은 서로를 담고
천둥소리를 내는데
떠나는 손
잡은 손
같은 마음





4. 사람꽃

                               * 불우이웃돕기


                                                        시 김민정/ 낭송 김민정



아침해가 사람꽃으로 피어나
일상을 만납니다


상한 어둠이 하루를 삼키기 전
맑아지기를 꿈꾸며
살아있는 동안 희망을 품은 그들을 위해


늘 웃게 하는 꽃처럼
사랑을 가진 순한 사람꽃으로  피어나
그들 곁에 있겠습니다

오늘도 아침 해는
그늘을 지우고
사람꽃은 밝은 일상을 만납니다.






5. 시계


                                                      시 김민정/ 낭송 김민정


빈 공간
벽면 혼자 꿋꿋이
늘 그자리에

어느 눈부신 날
아청빛 향수 뿌려
꿈 꿀 수 없는

한없이 자유를 갈망할지라도
숙명을 벗어 던질 수 없는
가련한 이여

오직 태어나 한가지 일만


작은 몸짓이
하루를 이루어
거대한 일생을 만들어 내는 일

누구나
그대 없으면 길 잃은 나그네

그대는
곧은 영혼 지닌
중심이다.



* 황금찬 선생님은 시계이다
1초가 1분이 되고, 1시간이 1일이 되어 온전한 生을 만드는 시간을 가르쳐 주는
없어서는 안될 시계처럼 선생님은 나의 삶을 열어주는 중심이다.



6.  나는 누구인가

나는 쇼팽이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연주를 듣고 난 후 사람들은 말했다
<내가 살아있는 평생에 쇼팽이라는 이름을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가녀린 몸으로 혼신을 다해 훌륭한 곡을 남겨서
우리들의 삶에 오아시스 같은 음악을 남긴 쇼팽처럼
김민정은 사람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게 하고
따뜻한 사랑과 진실을 피워내는 시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