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판

                              정선영

물드는 것은 석양만이 아니다

아침 해가 떠오를 때도

하늘은 단풍처럼 물들어 있다


초록의 시간에 잎은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사고가 있었을 뿐

잎이 질 땐 처음색이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사랑을 모두 소모해야만

낙엽처럼 자연으로 돌아 갈수 있다

죽음 앞에 의미 없는 소유처럼


생을 다한 여유로움과

허전함이 함께하는 가을 들판에

사랑을 다하려 남은 시간을 붙잡는다




정선영(鄭善暎) 약력

- 호 : 洙賢(수현)

- 문학시대 신인문학상 등단

- 시낭송가, 시낭송 지도자, 한국시낭송가 협회회원

-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백양문학,시대문학,광진문학동인

- 시집 ‘내안의 길’ 외 동인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