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1. 시의거리/ 오늘이 그날 입니다./우태훈

            

첫눈 오면 만나서

대화를 나누자고 하시던

원로시인

오늘이 바로 그날 입니다.

 

먼 발치 아래서

시인님을 바라만 볼뿐

다가 갈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갈등

고민이

거리에는 많이 쌓였는지

알 수가 없어요.

 

오늘이 바로 그날 인데

엇갈린 발걸음으로

첫 눈을 맞이 합니다.

 

다가 갈 수 없어도

눈에 보이지 않아도

행복한 대화를

저는 듣지요.

 

제목: 2. 동인지시/ 한강/ 우태훈

 

으랴 으랴

움메에 움메에

논이랑에서 농부는 땀

훔치며 소를 몬다.

 

해는 중천에 서서

땀을 쏟는다.

 

수십 년 전 서울

강남의 모습을 그려본

것이다.

 

그런 촌부들이 개발로

인해 벼락부자가

된 것이다.

 

빌딩들이 즐비하게

마천루를 이룬다.

 

사람도 바뀌었는데

변함 없는건

한강뿐이다.

 

제목:3. 동인지시/영원한 내사랑/우태훈/낭송 김정환

 

어느 봄날 나는

그대의 이름을 눈 위에 썻다네

하지만

햇살에 모두 녹아 버렸다네.

 

당신의 명성

아름다움

빛나는 이름

하늘에 새기었는데

햇살에 모두 녹아 버렸다네.

 

영원한 내사랑

영원한 그대

그대는 나의 영원한 생명 이라네

별들이 아무리 흘러도

결코 지울수 없다네

또다시 햇살이 흐를지라도.

 

제목: 4. 시인은 섬(島)이다/ 우태훈

 

시인은 섬(島)이다.

큰시인은 큰 섬이요

작은시인은 작은섬이다.

큰섬에는 많은 사람이

작은섬에는 적은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무명시인은 무인도라고

합니다.

높은파도가 갈매기를 싣고

옵니다.

시인은 방파제에 서서

양팔로 막고 서있습니다.

 

제목: 5. 후백과의 추억/성자인가 신선인가?/우태훈

 

세상경험 다하여도

자식 앞장세우는 경험은

하지말라 하시던 선생님.

 

7월에 지는 꽃은 되지말자

하시며 맹약을 하시던 선생님.

 

첫눈 오는날 모두모여

축제를 하자시던 선생님.

 

같은 경험을 하시다니

송구스러움이 뼛속까지

사무칩니다.

 

릴케시인보다 더 구름을

사랑하신 선생님은

성자인가, 신선인가?

 

 

제목: 6. 내소개/ 우태훈

나는 누구인가?

나는 후백 황금찬 선생님의 아들이다.

솔직히 아들이고 싶습니다 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지요.


아들은 아버지를 닮고 싶어하듯이

후백선생님의 인품과 덕성과 시 정신을 저는 참으로 본받고 싶습니다.

저를 지혜롭고 강인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초석을 만들어 주신분이

바로 선생님이기 때문에 제는 후백선생님의 양자가 되어 자식으로써

그 역할과 효를 다하고 싶어서,저는 이 자리를 빌어서

나는 황금찬 선생님의 아들이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지난 60회 백양문학회에서 황금찬 선생님께서 기꺼이 맡아 주셨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