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로 가자

                                                              임완근


온 종일 땡볕 내려쬐는

광야로 가보자.

마른 풀포기도 양식이 되는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지팡이가 없어

샘물을  먹일수는  없지만

드넓은 사막이 펼쳐진 그곳에 가서

깊은 우물을 파보자


우물 속에 살아있는

이천년 전 이야기를 꺼내어

지루한 삶을 살아가는

눈빛 흐린 이들에게

귓속말을 해보자


살아있는 베드로의 이야기와

호숫가에 둘러앉은 5천명이

구운 물고기와  광주리에 가득한

떡을 먹은 이야기

금빛 하늘 이야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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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집을 떠나면 여행이라고 하는가

아니지 고생이라고 했지

죽어 있는  것보다도 못했던

길고  지루했던 시간이

이제는  모두 지나가고 있네.


여행이 모두 끝난 거겠지

앓는 사랑니처럼

온몸이 욱신거리던 시간도

그리움이 되고 말았다네


아침이 오면 해가 산위로 오르고

달이 떠야  밤이 오지 않던가

이제 여행이 끝나가고 있네


그런데  웬일인가

숨죽이며 죽어가던 불씨가 살아나

가슴속에  황톳불을  지피려한다네


벌겋게 달아오른 열기가

온몸으로 퍼져들어 열꽃이 피고

또 다른 날이 시작되고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