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이름

 

궤적이 바스락거리는 길목

예순의 삶이 겨울 햇살에 졸고 있다


기억 저편 다정히 앳된 얼굴

시시때때 달리 호명되는

시간과 공간 속에

엄마 여보 아줌마로 

방실방실 히죽이며 나뒹굴던

꿈조차 환청 속에 늙어빠져

무표정이 표정인 듯 서있는

그림 같은 여자


이제는 때없이 깜빡이는 

이지러진 이름 석 자




망설이지마         



네가 좋다고

널 사랑한다고 말해

망설이지 말고

         

넌 내 남자

난 너만의 여자

자기야!

자기라고 불러봐

망설이지 말고


보고싶다 만나자

너 아니면 안 된다고 말해

망설이지 말고


거짓말 같은

참말로, 영원히

너 하나만을 사랑하며

널 위해

살고 싶다 말해

망설이지 말고


여자야,

사랑은 그런 거야

쟁취하는 것


망설이지마!





그대는

 

 

생의 굴레에서 결핍된 사랑의 수혈로   

알알이 빠알간 석류의 기폭제 같은

보헤미안의 영혼, 

 

순간순간 깜박이는 그리움 속에

호명될 너의 이름을 찾아 헤매다

끝끝내 찾지 못하고 돌아서는 마음 

    

그댈 사랑하고도 왜 난

네 얼굴 한 번

네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하고

수척해진 모습으로 

때없이 그리워만 해야 하는 걸까

 

그댈 그리워하면서도 난 

왜 그립단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어

홀로 애만 태워야 하는 걸까  


배꼽시계처럼

때가 되면 징징 울어대는 그리움,  

 네가 고팠던 사랑의

허기진 가슴 유달리 애달프고

하 서러운 바람 잉잉대는 달빛 아래서

왜 난 속절없이 

숨어 울어야만 하는 걸까

 

그저 속절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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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낭송 지도자

 사)한국문인협회 낭송문화진흥위원  

 사)한국문인협회(은평지부) 사무국장      

 사)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 청하문학 이사, 서울詩壇 회원

 - 한국시낭송가협회 은평지회장

 - 은평문화원 회원

 - 저서: 『이별, 그 이후』 , 韓日합동시집 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