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골의 황덕불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홉스골의 호숫가

두덕두덕 껴입은 수사자들 팽귄처럼 뒤뚱뒤뚱

달빛이 걷는 은박지 위 허연 바람꽃

내 몸에 탱자나무가시 돋는다

 

불하마의 거대한 몸짓 우러러

묵시록이 둥글게 둥글게 원을 그으며

두 손 가득 싸안은 소원들

잿빛 불티로 하늘까지 오른다

 

유목민의 한 처녀 이방인을 위해 기도하고

황금찬 선생님 그들 머리 위 축복을 얹는다

귓볼이 빨간 시인들

황덕불 가슴에 퍼 담고 싱싱한 시어들

휘어지게 퍼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