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와 후백后白

-황금찬 스승님을 그리며-

 

                                       황성호

 

세상의 어둠 속에서

시의 서정을 심던 스승님

 

주목나무에 세월을 담고

당신 이상理想의 가지에 열린 후학들

지금 스승님의 새로운 백년을 기원하며

두 손 모았건만 어인 일로 그리 홀연히 떠나십니까

 

“참꽃 진달래를 한 자루 따다 놓고

아침과 점심을 대신하여

왕기에 담아주시던 어머니“······

 

함경북도 성진에 모신 어머님을

“언제 다시 뵈올 수 있겠나”하시더니

이제야 비로소 만나러 가시는 것입니까

 

그리하여 스승님을 배웅하던 날

가는 길 따라 참꽃 진달래가

그렇게 피어 반기던 것이었을까요

 

몽산포에서 이생진 시인과 함께

피워 올린 시의 불꽃은

아직 꺼지지 않았건만

 

이제 온화했던 당신의 모습을

훈훈히 감돌던 스승님의 봄꽃 같은 강의는

어느 곳에서 다시 뵙고 들을 수 있습니까

 

스승님 당신을 처음 뵌 후 함께했던

아름다운 시간들 정말 행복 했습니다

 

그 많은 봄과 여름의 날

가을 잎 지던 때와 겨울의 긴 시간

시의 꽃을 피우던 순간들

 

당신의 일세기는 고결한

한 편의 서사시敍事詩였습니다

 

많은 이들의 후광이셨던 스승님

 

“시를 쓰기 전에 먼저 사람이

시가 되어야 한다”

귓전을 울리던 말씀 가슴에 새기며

 

제 생에 최고의 시 한 편을 써보겠습니다

말씀드렸던 그 약속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스승님

부디 그 나라에 가시더라도

특유의 그 음성으로

예전처럼 꽃다운 시의 향을

그곳에 전하여 주십시오

.

2017년 4월15일

제자 황성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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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당에 내리는 비

                                            황성호

 

까치가 날던 그날

흰 국화 한 송이 올리며

옛날과 지금 살아가는 이야기

들려 드리고 돌아서 유리문을 열 때

 

“성호야”하고

어머님이 부르시는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자

 

나뭇가지에서 까치가 운다

“어머니, 또 뵈러오겠습니다”하고

대신 말하여주는 것만 같다

 

그 인사를 뒤로한 채

유택을 떠나올 때

만월당 앞뜰에 비가 내린다

 

십일 년 전

속으로 끝없이 흘리던

그 눈물을 닮았다

 

아, 사진 속 고운 모습 어디 가고

한 줌 재로 남으신 어머니여.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

                                          황성호

 

새벽이 어둠 깨울 무렵

어부들 주섬주섬 출항 준비를 마쳤다

 

저 배 해무 가르며 차가운 어장 닿으면

가슴으로 엮은 그물 내려 파도와 맞설 그들

 

오장五臟 뒤흔드는

멀미를 이겨야 바다사람 된다는 것은

노도를 앞에 두고 흔들리지 말라함이던가

 

뿌려진 노동의 결정 푸른 물결이 되고

별의 노래가 되어 생명의 터 바다 밭

천의 빛살로 물들 때 심중에 솟는 환희

마르지 않는 샘 있어 그들은 슬프지 않다

 

일렁이는 물결 위에

맑은 혼이 서려 행복한 이들이여

 

꿈으로 가득한 갑판 뭍 향한 뱃머리

기쁨의 날개가 되어 희망의 하루를 연다

 

긴 기다림의 염원 안고 오늘도

바다를 소작하는 어부여 어부의 삶이여!

 

 

 

 

 

 

이름 : 황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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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 010-2291-5271

 

 

호 : 해암

이름 : 황성호

약력 : 한국시낭송가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백양문학, 시대문학

         인천광역시 文學時計 회원

 

저서 : 전자시집〔 나는 갯바위다〕

 

공저 : 별의 노래 풀꽃들의 시, 후백의 열매,

         한일합동시집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