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동인지 편집국장님께..!

       그냥 자유롭게... 시랍시고, 아래와 같이 지어 올립니다.

       일부는 김문중회장님의 교정을 받은 것도 있습니다.

       졸시들 이지만, 동인지 제작시 소용된다면 어느 것이라도 사용해 주십시요.

 

겨울 침묵

              서광식

 

겨울나무가

숯덩이 되어

한 줄기

눈물을 흘린다.

 

모질고 거친 칼 바람에

가지마져 꺾어진

숯덩이 가슴.

 

손발 차가워 지더니

끝내 언 땅 지키는

수호목(守護木) 되었는가.

 

지난날의 푸르름

다 불태우고 지금은

눈 발 흩날리는 설국(雪國).

 

나목(裸木)은

천상을 향해

팔 벌려  빌고 있다.

 

실 바람 불고 새싹 돋아

연초록 계절 오면 

다시 새 둥지 갖자는

소망  하나. 

 

숨찬 겨울고갯길

내재율(內在律)은

적막한 고독으로 흐르고.

 

마지막 동면(冬眠)의

허물 벗고 나면

거기 영혼의 문.

 

침묵의 사연 한 아름 안고

내일의 노래 부르리라.

 

 

 

운석(운석)

         서 광식

 

하늘에서 우리에게로 온 저 돌은

얼마나 아팠을까.

유성들이 부딛혀 조각날 때

그 높은 데서 떨어져 내릴 때.

 

어머니도 아버지를 잃고 반이 된 뒤

세파에 시달리며 얼마나 아파 왔을까.

 

홀로 팔남내 키워 낸

일흔 몇 해의 긴 세월.

 

한 숨으로 꺼지고 가위 눌린

어머니의 내 가슴.

 

너무 작아진 그 품에 안기어

끝내 등을 들먹인다.

 

그러다  발톱을 깎아 드린다.

어머니의 발톱은 운석처럼 검고 누렇다.

깎이의 날이 자꾸 헛 나간다.

                                                                                                                                                                                                 

그러고 있을 때,

내 머리에 가만히 와 닿는 한 줌의 온기.

그것은 어미니의 손이 었어라.

 

 

가야 할 길

          서 광식

 

봄 비는 오고  밤은 깊어 가는데

커피 한 잔에 부적처럼

시집 한 권 붙들고 있다.

 

풀벌레 마져 잠든 고요한 밤에도

한정된 존재의 시간은

시나브로 시들어 가고,

 

얼마 안남은 여정

마침내 찍어야 할

 마침표를 응시하면서

나는 '로뎅'이 된다.

 

길은 두 갈레------

많이 가서 위험률이 적거나

많이 안가서 혹은 아무도 안가서

두려움의 어둠이 짙게 깔려 있거나다.

 

고요해서 더욱 고독한

이 적막한 밤 지나면

나는 또 수산시장에 가리라.

 

언제나 사람냄새 북적이는

거기, 틈새 비집고 앉아

소주 한 잔 기우리라.

 

길은 두 갈레------

가야 할 길을 생각하면서. 

 

 

<서 광식 프로필>

. 낭송 시인. 수필가

.한국시낭송가협회. 백양문학회 회원

.수상 :  한국시낭송가협회 주최 전국시낭송대회 금상수상

.고려대 정책대학원. 성균관대 경영대학원(경영학석사)

.한국경제. 제일경제. 한국금융신문 취재기자. 부장. 편집국장 역임

.(현)보험일보 발행인겸 시니어 문화진흥원 설립추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