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를 만났다

                - 조지훈 생가를 다녀와서

 

 

 

 

차운산의 슬픔 가실 듯하니

홀로 북망산에 오르더라

 

빼앗긴 산하에 묻혀버린

자유가 자연을 부르는 노래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1)

나그네의 애달픔

꽃들도 서러워 우는데

 

눈물진 자리 햇살 데불고 서성이다

내 안 가득 바람으로 드는 

영혼이여!

한세월 그리움 외로워도 

꽃은 지천이라 뭇 향기 산들산들

흰구름에 푸른 하늘은

그대 있음에 더 높아라

 

마주치는 눈빛

건네는 손길 사랑에 취해

어스름밤 고샅을 휘 돌아서는

마음 한자리 두었어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1): 조지훈의 ‘승무’중에




이방인

 

 

 

겨레의 역사 앞에 서면

북간도는 또 다른 고향

 

"조선족"  

누가!

왜!

그 슬픈 이름으로 하늘을 가리웠는가

 

목울대 꺾어

노래하지 못하는 새야

 

네 가슴 올올이 푸르고

꿈속에 꿈을 키워 아침을 맞으면 

어제 같은 오늘

 

가까이 할수록 멀어져가는

임이 있어 더 섧은 가슴

 

외로워 마라

괴로워 마라

 

시름 풀어 하늘을 날면

만리길 지척인 듯

고향산천 네 것이다

 

 

 

 

사람의 향기

 

 

 

바람꽃의 향연!

 

허상을 반려한 역사의

숨결 더듬어 차오르는

이 야릇한 희열의 공유함이라

 

곁을 비워 정을 쌓고

맞닥뜨린 가슴으로 충돌하는

역동의 힘, 창조적 언어와 이웃하는

사람의 향기이다

 

물결에 밀려오는 바람 속

'나뭇잎들의 대화를 엿듣다가'

흰구름 실어보내고 돌아서면 어느새

그늘져가는 마음밭에

노을이 물든다  

 

오늘은 내일이 있어 꿈을 꾸고

내일은 오늘이 있어 더 아름다운

우리의 자화상

 

자유를 슬퍼하는 바람꽃의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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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잎들의 대화를 엿듣다가': 성기조 시인의 '산에서' 중에서

 

 

 

 이름: 이소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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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필명: 이소강(본명, 이명주)

 

시인, 시낭송지도 강사

사)한국문인협회회원, 은평지부회원

문예운동 공동발행인, 청하문학 회원

한국시낭송가협회 은평지회장

저서 『이별 그 이후』,  한일합동시집 공저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