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풍경

                고 경 자

분주한 삶의 터전 한 가운데

종합운동장 프로야구 개막식이

있는 날은 시끌벅적하다

불꽃 세포를 쏘아올린 하늘은 꽃불 바다

하늘바라기 한 군상들이 일제히 고개를 든다.

대치동 체육공원 인조잔디구장

정강이 보호대도 없는 꼴대를 향하여

사각형을 돌며 신나게 공을 차는 아이들도

시간마다 레인보로 퍼지는 그린존 분수 앞에서

물세례를 받다가.

 

파킨스병을 앓은 노인이

반쯤 돌아가는 얼굴로

중년 여인이 얼굴에 가면을 쓰고

운동화 끈을 조이며

사백트랙을 열두 바퀴 돌때

굉음과 함께 터졌던 함성 하늘에 뜬 보석들

아파트 창문에서도

빌딩 숲에서도

발을 멈춰서

일제히 질서정연하게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본다.

.메타스퀘어 나무가 기둥처럼 서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열 내린 과염소산칼륨을

하나씩 주어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