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도에 부는 바람

                              황성호

저무는 섬 밀물이 들고

갯가 떠났던 배

뭍으로 돌아올 때

바람에 나부끼는 만선의 깃발

갯마을 아낙의 미소

물결 위 번지자

포구가 술렁거렸다

눈동자에 맺힌 바다

노을빛 물들고

어둠이 섬을 찾을 무렵

가슴은 하늘을 담고 있다.

 

 *모도: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의 섬, 조각공원과 해변이 아름 다우며

          자그마한 포구가 그림같다.

 

 

방파제

                황성호

바람벽마냥

얼기설기 깍지 낀

혼성제混成堤* 뚫린 구멍

파도가 왜구 같이

거세게 몰려오면

폭포수 같은 물줄기

기세를 꺾을 때

너의 위엄을 보았다

어릴 적 아버님이

나를 혼내시던 그 모습 같은......

 

 바람조차 고요한 날

고기들 쉼터 사이로

물이랑 따라 해초들

바라춤을 추고

해조음 한가로이 들릴 때

너의 모습은

더없이 자애로웠다

어릴 때 아버님께 혼이 나면

달래주시던 어머님 마음같이.....

 

 *혼성제混成堤: 아래는 잡석 혹은 테트라포드를 둑 모양으로

                        쌓고 위는 벽 모양으로 만든 방파제. 수심이

                        깊은 곳에 사용되는 구조양식으로 경사제와

                        직립제의 혼합된 형태이다. 우리나라 방파제

                        가 거의 이런 방식이다.

 

 

 친구

                   황성호

힘 합한 두 쇠붙이 위

열차가 교차 하며

소년시절이 스쳐간다

스무 번 안을 만큼

지나간 세월

한 겹의 시간 또 덮인 지금

너는 어느 곳에 내 나이로 살고 있느냐

천진했던 모습

우정의 영원 꿈꾸던 이야기

어디에 감추어져 있을까

올해도 십이월은

외롭게 달린

마지막 잎새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정)성화야!

너는 어디에 있느냐

한남동 홍수가 일던 그해

하와이 이민을 꿈꾸었던 가족

날 데려가려했던 너의 무구無垢

친구야 보고 싶다, 열여섯 그곳에서

이순耳順이 되기 전......

 

 

낙엽

                황성호

붉고 푸른 치장 하고

갈 곳 정하지 못해

휩쓸려 방황하는 혜화동로터리

 

 이곳까지 왔건만

갈 길 더 무거운

아스팔트 옆 인도 한 모퉁이

닮은꼴들 한데 모여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어둠 지나 새벽이 오면

어디론가 쓸려갈지도 모를 그들

바스락 바스락 남은 생의 빛나는 이야기를

하늘에 달고 있다

애달픈 초롱같은 말들을......

 

 

잠자리

                    황성호

너는 머리가 어찌 그리 크노

목 떨어지겠다

내 가까이 가려는 것은

네 눈망울 보려 함이거늘

어찌 외면하느뇨

이리 오거라 얼굴 좀 보자

내 말 알아들었느냐

어깨 위에 앉네

 

 험난한 세상 어이 태어나

부질없는 날개만 바삐 젓는가

기껏 한 계절을 살려고

한없는 고개 짓만 부지런하구나

 

 강물이 오래 흐른 훗날

너는 다시 긴 생명 얻어

이 세상 날아 오르거라

잠자리여!

 

 

약력

 

호 : 해암(海岩)

이름 : 황성호(黃成鎬)

 

약력 : 서울 중구 회현동 출생 , 강릉상업고등학교졸업 (現 강릉제일고)

         <문학시대> 등단 , 시대문학 , <백양문학> 동인 , 인천광역시 文學時計

         동인 ,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시낭송가협회 이사, 시인, 시낭송가.

 

공연 : ‘시와 음악이 춤추는 밤’, 「시극」- ‘어머님의 아리랑’ 공연, 등 다수 출연.

 

수상 : 2011년 JEI 재능교육 주최 제 21회 전국 시 낭송 여름학교(경남 통영) 대 회 우수상 수상,

         2012년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윤동주 기념사업회 주최 제 4회 윤동주 시 암송 대회 은상 수상

        外 다수.

 

공저 : 동인지 제6사화집 ‘별의 노래 풀꽃의 시’, 제7사화집「후백의 열매」,

         후백 황금찬 선생님 시비 제막 기념 스승과 제자 공동 명시선,

         한·일합동시집〈韓日合同詩集〉제5∼6회 外 다수.

 

주소: 인천광역시 계양구 박촌동 62-1 미주빌라 2차 402호.

E-MAIL: h-seongho@hanmail.net.

휴대전화: 010-2291-5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