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봄의 여신

                                             정선영

어서 오셔요

봄의 여신님

당신을 맞이하려

창가엔 태양이 활짝 피고

하얀 그 꽃은 봉오리를 벌리려 하고 있어요

제 마음도 열어놓았으니

일말의 망설임 없이 어서 오세요

지난겨울 오직 당신만을 기다리며

꽁꽁언 마음 부서지지 않게 간직했어요

 

어서 오세요

봄의 여신님

당신을 맞이하려

지난 사랑 얼룩 깨끗이 지우고

화사한 봄바람 느끼려

무뎌진 감성도 다듬었어요

당신의 자리 넓고 맑게 만들었으니

아름다운 봄향을 지니고

이제 제게로 달려오세요.

 

어서 오세요

봄의 여신님

당신을 맞이하려

하나 둘 셋 봄의 왈츠에 맞추어

우아하고 단정하게 춤추고 있어요

당신이 보여줄 봄의 향연에

부끄럽지 않고 당당히 초대받으려고요

당신이 주는 이 생명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며

사랑한답니다.

 

2. 그래서 나는

                                                         정선영

나는

깊고 높은 산보다

너와 차 한 잔 마시듯

언제든 오를 수 있는 만만한 산이 좋다

 

태평양 지중해 같은 바다보다

가끔 강물이 되기도 하는 냇물이나

너와 손잡고 건너다 발을 적실 수 있는

어릴 적 우리 동네 개울물이 더 좋다

 

또 나는

멋있고 잘난 내게 먼 사람보다

가까이 있어

사랑하고 다툴 수 있는 그대가 좋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너와

사랑하다 울고

다투다 웃는다.

 

 

 

3,집게 새

                                               정선영

하늘을 날다

지친 듯

 

내 창가에 앉은

한 마리 새

 

낮은 소리 내다

이내 멀어져 간다

 

그 언어 모르는

나는

 

감추었던 내 속마음만

하늘에 펼쳐 놓았다

 

4. 따라하기

                                              정선영

 

푸른 하늘처럼

파랗게 멍든 가슴에

흰 구름 같은 사랑이 놀고

 

빨알간 장미 같이

붉어진 얼굴에

수줍은 가시로 사랑을 하니

 

호수같은 내 가슴엔

그 바다의 파도처럼

천둥맥박 뛴다.

 

 

 

5. 인습의 늪에서

                                                        정선영

늪에 빠졌다

아니 재밌다 여겨 스스로 들어갔다

허우적거리지만 웃고 있다.

지푸라기도 아닌

쇠줄이 있어도 잡을 생각을 안한다.

 

목숨이 위태롭지 않아서 였다.

인습의 늪에선 양심도 갇혀

그 어떤 행동도 시시비비하지 않는다

가끔은 줄을 쳐다보지만

오늘이 아닌 내일 잡으리라 한다

 

그러나 그 안에

내일이 있을까?

 

아니 그곳엔 향기가 없다

사막과 같아

생각을 잉태할 양분도 없다

삶을 사랑할 애정이 없다

 

이제 네가

부끄러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서

사라기전에

 

차가운 어둠을 뚫고나온

영특한 봄의 새싹처럼

스스로 밝고 따듯한 양지로 나와

너의 양심을 자유롭게 해주자

 

 

정선영(鄭善暎)

- 호 : 洙賢(수현) - 서울 출생

- 문학시대 신인문학상 등단

-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백양문학,시대문학,광진문학동인

- 시낭송가, 시낭송 지도자, 한국시낭송가 협회회원

- 한국시낭송가협회주최 전국시낭송대회 제8회 금상수상

- 시집 ‘내안의 길’ 외 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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