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 원고 - 동인지
송구영신(送舊迎新)
心仙 李光民
지는 한 해마저 아름다웠다. 떠오르는 희망을 맞으러 가는 길 눈길을 머물게 하는 장미도 시들듯 날이 다가올수록 식어가는 기다림의 열정. 삼 년을 숨죽이며 참아온 시간 하얀 포말처럼 흩어질까 두려워 칼날같은 바람을 맞으며 달린다.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에서 긴 시간 애달팠던 마음을 파도에 실려 수평선 너머로 보내고 움츠러든 마음을 세우고자 日新又日新하며 새로운 해를 맞이하듯 다시 시작되는 그리움을 만든다. 아침 풍경 心仙 李光民 가을 들판처럼 넉넉한 옷을 입은 오드리 불룩한 배로 조심조심 걷던 모습을 본 며칠 후 깨앵깨앵 부르짖더니 여섯이나 식구를 늘렸다. 간 밤에 울부짖던 바람소리가 잠잠한 아침 오드리 집 앞에 얼어버린 물통과 마른 사료 출산의 기쁨도 일상에 묻혀 있다. 산에서 기울어 가는 해를 보듯 걸음이 빨라졌다 손이 바빠졌다. 주려고 마음먹으니 못 줄 것이 없다 부글부글 끓은 솥을 눈위에 올려 휘휘 저었다. 고소한 향기에 젖을 물은 강아지를 달고 나온 오드리 배가 볼록한 눈도 못뜬 강아지가 애앵깽 거린다. 꼬물거리기는 강아지를 집 안에 넣어두고 김이 모락 나는 그릇을 드밀지만 혀를 대다 말고 고개를 푸르르 떤다 나뭇가지로 집어주는 고기를 덥석덥석 삼키는 오드리 뒤로 꼬물거리는 강아지를 히끗히끗 바라보는 즐거움도 잠시 손에 쥐가 나고 다리가 묵직해지며 어지러움이 일어난다. 벌떡 일어나 집 뒤를 휘휘도는 오드리 민망함을 아는 걸까 등을 보이고 일을 본다. 묻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빈 웃음 한 번 나누면 지나가버리는 머쓱함 착착 소리를 내며 동그랗게 먹는 모습에서 경험이 주는 지혜를 가진 어미의 모습을 본다 소화를 시키는 걸까 보는 눈길의 찌릿함 때문일까 먹다 말고 푸르르 온몸을 털고, 먹고 그 단순한 반복이 평화롭다. 인사를 하듯 한 번 눈을 맞추더니 불어나는 젖을 아지에게 물리려고 입구를 등으로 막고 강아지를 품는다 어린 생명을 보살피는 그 행동이 뭉클하게 다가오는 은색의 봄날 아침 놓아둔 넋을 챙겨 하루를 시작한다. ** 원주는 4월에도 눈이 펑펑 내립니다. 도로변의 모래주머니를 5월에 치웁니다. 방황 心仙 李光民 가슴에 자리 잡은 별이 잃은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두려움
꼬불꼬불 사색의 길 돌다 머문 문이 없는 방 안에서 해를 먹은 숨 쉴수 없는 아픔보다 온정이 그리워서 슬픈 시인 바라보는 눈길따라 머물더니 마음따라 떠나는 길 후백과 함께 한 여행
心仙 李光民 태양이 달군 지열의 뜨거움이 세상을 보듬는 시인의 가슴에 투명한 빛깔로 남는다. 숲은 싱그런 초록으로 바다는 맑은 푸른 빛으로 물드는데 세상 속에서 머무는 그의 빛은 투명하다. 공기처럼 있어도 없는 듯 물처럼 그릇의 모양에 맞추 듯 보이지만 삶은 그에게 맑은 기운을 남겨 놓고 바람이 머무는대로 햇살이 비추는대로 맡기고 따르라 이르는 보이지 않는 힘 말하지 않아도 듣고 마음으로 보고 시간이 그린 지도를 따라 길을 나선다. 꿈 心仙 李光民 가진 이가 말하는 멀지 않은 그 곳 숨 쉬는 것도 잊고 가슴 터지는 헉헉거림을 참고 먼 길을 달려왔다. 설레임을 시작으로 숨어 있는 희망을 찾아 굳은살이 터지고 새 살이 돋길 여러 해 눈물을 숨기고 불안함을 감추고 모자람을 기도로 채웠다. 이제 또 다른 시작 너와 나 우리의 바람은 멀지 않은 그 곳 시인 이광민 호 - 心仙 손전화 010-8307-0005/ imentoring@hanmail.net 계간지 <문예운동> 등단 백양문학, 청하문학, 서울시단, 원주문학 회원 한국시낭송가합창단원, 원주뮤즈앙상블운영위원, PTP 원주챕터 한국시낭송가협회 원주지회 회장 강원전통문화예술협회 문학분과장 도서관친구들 원주평생교육정보관 대표 멘토링논술학원 대표 공저 <후백의 열매>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