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이소강

주소: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 119-16 벧엘블레스빌 403호

약력: 한국문인협회회원

            문예운동, 청화문학, 서울시단 회원

            한울문학 낭송회장

            한국시낭송가협회 회원

            시낭송 지도자. 시낭송가

             시집: 이별, 그 이후, 한일공동시집 외 다수

이메일: lmj1218@hanmail.net (010-4466-7777)

 

1.  불면의 밤

 

 

짙은 어둠 속에 수런거리는

하얀 거짓말은

잡념이라 치부하기엔

알알이 영걸은 언어의 파편들이다

 

말 같은 말

말 아닌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태초의 뿌리를 찾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불면의 밤은 짧고

시어의 고달픔은 크다

 

까만 밤 하얗게 지새우며

머리맡에 널브러진 숱한 꽃잎은 내 생

하룻밤 상실의 흔적 그 미완성의 향기이다

 

슬픔을 어루만지면 기쁨이 되고

기쁨은 내일의 꿈이 되어

내려다보이고 올려다보이는 것들이

발걸음 가벼웁게 희망이 솟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아침의 나라

 

불면의 밤으로부터 온 시 아름다운 세상이다

 

 

 2. 스쳐 지나가는 것들

 

 

먼 길 떠나는

겨울의 마지막 몸부림인가

사월의 진눈깨비,

 

그래도 봄은 봄

앙탈 부리는 비바람 속에서

피지도 못한 채 질세라

다토아 핀 목련은

키 재기 담을 넘어 만발한다

 

담벼락에 기대고 선 햇살 아래

어느새 쉰을 훌쩍 넘긴

세월의 강 건너

열아홉에 머물러 아른거리는

가시나의 살구빛 젖가슴

그 촉촉한 눈망울에 꿈을 키우며

하늘이 닿을 듯한

노천에 누워 노래하던

교정의 추억

호랑이, 돌쇠 선생님은 아직도

살아계실까

 아, 어디서 불어왔나

햇살을 거두고가는 바람

추억을 접고 내리는 바람의 손짓이다

 

 

3.  하늘빛 사랑   

 

 

세상 어둠에 박힌

별빛에 눈이 멀어 작열하는 영혼들

 

 

제 속살을 태워

임의 뼛속까지 태우고 남은 불씨

하나 둘 꺼져가고

깊은 밤 깊은 잠 재운다

 

 

4.장미탕

 

 

장미의 효능

불안감

괴로움

우울증

분노

슬픔 등 완화

 

열탕 43˚

하얀 몸뚱어리

장미의 향기

열꽃으로 핀다

 

 

5. 수덕사

 

 

덕숭산 허리춤 푸르름이

하늘을 들어 한세월 옭아맨

가슴 풀어헤친다

 

자비로 내어준 길을 가다 

약수 한 쪽박에 속세를 벗고 

돌계단을 오르면

삭발한 뜰에 백팔번뇌 씻고 도는 바람

풍경소리 정겹다

 

햇살 무너져 내린 오층석탑

대웅전 추녀 끝에

끊어질 듯 이어지는 염불 소리

이승의 연(緣) 핏멍울 삭혀대는 여승의

비움과 버림 그 해탈을 위한 기도인 듯

구슬프고 청량하다

 

물소리 바람 소리

천 년을 오르는 담쟁이

고색창연한 산사의 초연함이

벌 나비 불러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