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1

    -아차산 새벽맛을 알고나면 / 황순남

 

워커힐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한강

오늘따라 물안개 짙어

보일 듯 말듯 뽀얗다

아마 그 맛에 아차산에서 바라보는 저 배경이

나를 취하게 할지도 모르지만

 

 

가을 향으로 가득한

10월의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 향 짙은 그림을 그렸다

바람이 들려주는

마른 잎과 새소리가 평화로운 아차산

이아침 피곤을 핑계로 오른 산은

차오르는 태양을 아름다움에서 외면할 수 있으랴

 

 

아 차 산, 새벽 맛을 알고 나면...

 

 

아차산2 / 황순남

 

 

산중턱에 홀로 앉아

커피를 마셔 본 적이 있는가

가을산이 단풍들어 어여쁜

이 산중턱에

 

 

이른 아침 서둘러 집을 나서면

아차산의 아침은 벅찬 태양으로 우뚝 선다

잠에서 일찍 깬 자들만의

이 맛난 아침 기운을

야트막한 산에서 들려주는

작은 자연의 소리

난 이 작은 소리들을 사랑한다.

 

 

새소리

나뭇잎소리

풀벌레소리

작게 들려오는 도심의 소리들을 사랑한다.

 

 

어떤 날 / 황순남

 

 

늦겨울

창 틈 사이로 스미는 햇살이

더없이 감미로운 오후

겨울이야기들이 툇마루에 졸고

가끔은

눈물 나는 날을 사랑해야 하는

그 어떤 날

그대를 만나러 갑니다.

 

 

 

비처럼 눈처럼 / 황순남

 

 

주말이면 비가 내려요

글쎄요

비 내리는 날처럼

주말이면 그리운 그대 모습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눈이 내려요

눈처럼 그대의 모습이 내 안에

내렸으면 좋겠어요

 

 

비처럼

눈처럼

내 마음엔 그대 그리움이 내려요

 

 

 

특별한 만남

        -요양원에서 / 황순남

 

 

무엇이 필요하세요? 어르신!

어눌한 목소리

희미한 눈빛이 오가는 요양원

가을 하늘은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듯한데

나를 기다림 하는 어르신에게는 파랗게 맑은 하늘은

벽화처럼 걸려있다.

 

 

“어르신! 식사라도 잘 챙겨 드셔야 기운내서 나들이도 가실 수 있잖아요.”

콧줄로 드시는 식사가 얼마나 흡족하랴

소화 능력이 떨어져 죽으로 드시는 식사가 얼마나 입맛을 돋구랴마는

몇 분은 잘 드시니 뽀얀 혈색이 되고

또 몇 분은 입맛을 잃어 야위어 가기도 하고...

귀가 들리지 않아 큰소리로 말을 할 때면

들리는 소리에 더 반김이 정겨운 어르신

삶이란 이런 것일까마는...

갑자기 생각나는 ‘어머니 은혜’노래가 가슴 찡하게 전율한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고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 하시네...이하생략

 

 

심한 가뭄으로 물이 필요하듯이

주름진 얼굴의 어르신에게는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데

오늘

비가 내립니다

 

 

 

[약력기재사항]

1. 이름 : 황순남

2. 주소 : 서울시 광진구 군자동 249-15 (201호)

3. E-mail : hwangsn5800@naver.com

4. 핸드폰 : 010 - 8862 - 6766 

2. 약력 : 호 경천耕天, 강원도 양양 출생

         <문학시대>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낭송가, 시낭송지도자

         동부참사랑요양원 근무

         시집<나도 저 창밖에>

         동인지<별과 고기 그리고 고향> <사람이 향기로운 것은 사랑 때문이다>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