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의 신발*

                                                                      고경자


우울한  음조를  밟고  세체니  다리를 건넌다

글루미  선데이

부다와  부다페스트를  가르는  강물은  잿빛으로  잠겨  있고

강둑의  갈 곳  잃은  신발들  찬바람을 맞고  있었네


추모객들의  밝히는 촛불의 낮은  흔들림

가느다란  울림으로 사그라든다

그린  마일로  가는 벼랑끝

신발을  벗어야  하는  까닭


그때에

하나님  모든 것이  가능 하오니, 이  잔을 내게로 옮기소서

들어주었을  리 없는  하나님

대지의 듯과  하늘의  뜻


斷末魔의 비명,몸을 앉고  요동쳤을  강물

검은 비둘기  때  강  속에  박혀있는  울음을  걷어낸다

누군가  남기고  간  목이  꺽인  꽃들  위에  땅거미 내리고


트램  위로  날아가는  이승이  궁금한  나비  한  마리




*다뉴브 강에서 죽음을 당한  유대인을 그리는 신발 68개의 조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