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너그러움

                                                                                               정소현

빛나는 곳에만 살만 할까

오히려 빛은 관용이 없다

얼룩 한 점이라도 다 밝히고 드러낸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강하다

밤의 아리아를 들어 보아라

부드럽고 따스하여 가슴을 울린다

밤의 마음에 안겨 보아라

얼룩진 마음에 대해서 묻지 않는다

토닥이고 감싸 안을 뿐이다

밤의 가슴에 기대어 보아라

아픔에서 새살이 돋고

등불인 채

돌이키게 하고 나아가게 한다

참 숨을 내어 주는 뿌리 깊은 사랑

빛을 가꾸어 피워낸 그의 너그러움

한없이 가난해져도 부끄럽지 않다

그 안에서 우리가 한 때

가장 순한 모습이었을 때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