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 원고 - 백양 문학회
글 수 1,490
길을 가다
우재정
땡볕이 쨍쨍한 정오
개울 따라 걷는 여유
나 소유도 아니면서도
내 소유인양 개의치 않고
자연의 소리를 소유하고 걸어간다
큰 물고기가
햇빛에 비늘을 세우듯
잔잔한 파랑이 무늬를 돋치며 바실거리고
새들이 긴 목을 드리우고
푸른 자연의 손짓이
바람을 부채질하는 사이로
하늘을 보다 웃는다
“참 잘 살았다.” 이렇게 도심 평원의 자유를 사유하다니
개울이 흐르고 나뭇잎이 손짓하고
바람을 길동무 삼아 동행하는 길을 걷다니
가난이 아니라 “복 받은 사람”
평원으로 내려가는 내 모습이 그 사람이었음을
환하게 웃는 꿈 하나
“하나님이 주신 복” 으로 알고
앞세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