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우재정

                

땡볕이 쨍쨍한 정오

개울 따라 걷는 여유

나 소유도 아니면서도

내 소유인양 개의치 않고

자연의 소리를 소유하고 걸어간다

 

큰 물고기가

햇빛에 비늘을 세우듯

잔잔한 파랑이 무늬를 돋치며 바실거리고

새들이 긴 목을 드리우고


푸른 자연의 손짓이

바람을 부채질하는 사이로

하늘을 보다 웃는다


“참 잘 살았다.” 이렇게 도심 평원의 자유를 사유하다니

개울이 흐르고 나뭇잎이 손짓하고

바람을 길동무 삼아 동행하는 길을 걷다니

 

가난이 아니라 “복 받은 사람”

평원으로 내려가는 내 모습이 그 사람이었음을

환하게 웃는 꿈 하나

 “하나님이 주신 복” 으로 알고

앞세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