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점에 서서

 

가로수 사이사이 정적을 끌어 모은다

늙은 오후의 표정이 세월의 여백을 메우지 못한

초조함으로 앙상하다

나의 맥박은 여전히 힘차게 뛰고 있는데

구겨진 신발의 뒤축은 힘없이 늘어져 있고

지워지지 않는 삶의 얼룩은 너무나 무거운 주홍글씨다

 

또 한 해의 끝점이 보인다

갈색 낙엽이 깔리는 보도블럭 위

울컥 도지는 이 도발적인 울분

소리소리 지르고 싶은 절규가

내안의 나를 향해 화살을 쏜다

 

이제 가을의 벼랑 끝에 서서

곡비같이 울어주는 가을벌레들의

가슴을 다독인다

어떻게든 아름다운 겨울맞이를  준비해야겠다

 

약력

*심상신인상으로 등단

*시낭송가, 시낭송지도자

*대구문협,  여성문협, 국제펜클럽 ,시섬문협이사

*심상시인회, 소리빛문학, 일일문학 회원

*시섬문학상수상

*시집 <비만한 도시>

메일-hjhj9904@hanmail.net

 

한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