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月松 최호영

 

사기막에

어둠이 살포시 내리면

부엉이가 인사하는

사기막 마을에

주태순 할머니가

홀로

오막살이를 지키신다

 

어느 따뜻한 겨울날

할머니는

홀로

빈뱅이로

나비처럼

날아가셨다

 

쓰레기 줍는 날

사진 찍자고 인사드리면

아~

나는 혼자 사는 게 아니구나

활짝 웃으시며 쫓아 나오시던 독거 할머니

오늘

빈뱅이로

봄나비처럼 날아가셨다

 

야~

올해는 호박죽도 고구마도 없느냐

반 호통으로 반기시는 쪼그랑 할머니도

세 발로 온화한 미소 지으시며

지척을 백리로 걸으시는 이웃 할머니도

 

귀가 절벽인

대응 할아버지도

언젠가는 나비가 되어

나를 따라 오세요

 

나풀나풀 봄나비 되어

감악산 자락으로 봄나들이 갑니다

 

독거 할머니는

그렇게 속삭이며

홀로

빈뱅이로 날아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