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균 시비가 혜화동에 있다
                        - 설야 -
                                               박 상경

“혜화동에 가면 한 시인의 시비가
쓸쓸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누군가 그 시비에 꽃이 시들지 않도록
늘 찾아가주면 좋겠어요.”

2007년 3월
김광균 시인의 시 세계를 소개 하며 청하신
황금찬 선생님의 음성이 떠오른다.

그 후 2007년 10월
설야 시비 앞에 도착 했을 때
정선영시인은 꽃집으로 달려갔다.

달려가는 정시인의 어깨에는
천사의 날개가 빛을 내고 있었다.
“배려있고 고마운 마음,
시인이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수많은 군중 속에 함께 있어도,
설야는 그리움에 목말라 했으리.

선생님은 그의 메마른 가슴에
관심과 사랑의 씨앗을 심어 주었다.

우리는 설야 앞에 꽃을 내려놓고
오랜 시간 검은 뿔테 안경을 올려 쓰며
설야를 묵독하시는 선생님과 함께 했다.

꽃나비 날고,  
천사들의 바이올린 합주,
마로니에 공원 곁으로 무지개가 피어난다
공상에 잠긴 나는 설야 앞에 서있다.

시를 읽는 그대여!
혜화동 KFC 앞
김광균 시인의 시비를 보거든
설야를 가슴에 심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