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 아래

                                                                       임기숙

 

고향은

백년을 두고 물어도

영원한 모정이라고 하리라

 

빼앗긴 것이 아니라

두고 온 고원이라 일러두라

천애의 땅이 되지 않고

언젠가는 갈 수 있는 향관 이라고

묻거든 대답하라.

 

그리움이 사무치면

잠들어도 눈감지 못하고

또 하나의 실향민의 은하수

밤 하늘의 별이 되어

강물로 흐르네

 

아! 이웃이여, 벗들이여

아침 창 앞에 낯 설은 새 한 마리

날아와 울거든

남기고 온 정든 마을의 슬픈 소식이라

전해주고

 

그날 문을 열고 서시어

잘 다녀오라 하시던

눈물에 젖은 어머님의 음성

다시 들을 수 있으려나.

 

구름으로 가교를 엮고

나비의 날개로 나르리라

눈섭 끝에 열리는 내 조국의 땅인데

산을 하나 넘어도 아득한 지평선

하늘이여 말해달라

 

여기 풀잎 같은 마음을 모아

불망의 정을 기리고자 하늘에

비를 세우로라, 즈믄해가 여울로 흘러도

하늘의 비석은 이곳에 남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