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리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엮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