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토시

                                      남궁란

 

몇 년째

버릴까말까 망설이다

옷장 한쪽 귀퉁이에  다시 앉은

홀낏 바라다 보이는 낡은 토시

 

찔러대던 주사 바늘과 전쟁은

잦은 피멍으로 얼룩지던

흔적을 감추기 위해

한 여름에도 토시를 끼고 살던 그

 

신장이 무너저가도

아내를 향한 사랑으로 버터주던

낡은 토시속의 가려진

굵은 핏줄

 

일곱 해가 지나도록

그를 보내지 못하는 것은

아직도 한 귀퉁이에 웅크리고 앉아

함께 할것 같은 내 안의 그

낡은 토시속의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