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

                                   이 용미

바람에 실려온
풀잎 같은 음성이 나를 깨운다

잠재우려던 숨결은
라일락에 실려 언어의 꽃이 된다

잎 보다 먼저 꽃이 만발한 목련처럼
사랑 보다 먼저 아품을 알게 했던 저 꽃샘추위

길 가다 우연히 마주 치고도 싶었고
무슨 일을 하던 맨 먼저 생각나는 몹쓸 버릇

시간은 흐르지 않고 계절만 반복 된다
아파 하지 말아라

그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이
해뜨기 전 추위는 봄빛이 녹여 준다

나 이제 너에게 물들어
아침을 노래 하리라

들레는 마음으로
마르지 않는 샘물을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