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에 서리 맞고
흐르지도 못한 채
하얀 피로 굳어진 겨울 강.

밤강에 서서
너를 바라보는 꽃과 나무
몸은 굳었지만
가슴과 눈빛은 살아 있다.

날마다 강가에 서서
시든 꽃, 꽃잎을 키우고
날마다 강가에 서서
마른 나무, 씨앗을 품는다.

굳어진 몸 녹이고
큰 강으로 흘러라.

예전처럼
네가 별이었으면
네가 달이었으면

굳어진 몸 녹이고
큰 강으로 흘러라.

강줄기 따라
먼 길 헤쳐 온 새싹
가로등, 겨울강
물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