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


유리창 너머 앙상한 가지 한 편으로
별들이 헤엄치는 겨울 바다
앞서가 버린 여름이 있다
살포시 다가와 순간을 폭발시키고
요란할 것도 없이 떠나가 버린
누군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나 아닌 누구였을까
타오르는 시퍼런 불이 되어
숨은 모래알 하나까지 달구었던
태양의 질투

유리창 너머 앙상한 가지 한 편으로
시간을 잠재우는 하얀 바다
그 속에서 나인 것도 같고
혹은 누구인 것도 같은
얼굴이 스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