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 아 리

                         임 공빈


마음 안에
시의 이미지를 저축하는
항아리 하나 들여놓고
쓰임새 있는 날이면
그릇마다 담아본다
그러면 산, 바다, 꽃, 구름, 새
여인이 되기도 한다
열심히 퍼즐 같은 조각
맞추어 보지만
이미지의 모순만 남고……
나는 그저 好惡의 감정에서
무연히 바라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