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뭉게구름 너울쓰고
옥빛치마 휘감아  걸어오는 저 아가씨
휘파람 불며 언덕 넘어오는
대나무숲과 눈 맞춘다

연두빛 햇살로 헤엄치는 오후
첨벙첨벙 왕개구리  눈 크게 뜨고
먼 산 안개에 접힌 벗꽃들
바람에 일렁일렁 나비떼  되어 날은다

꽃들이 얼굴내민 들녘
나도 꽃인 양 벌 나비 불러보면
산 너머 저쪽 어디선가
기적소리 들린다

아득한 첫사랑 고개 넘어 오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