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그곳에서

                                                정선영
오늘 그 누군가를 기다렸습니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 나는
나의 것도 잃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좋아 하는 것을 잃었습니다
내 뜻과 다르게 생긴 일
강한 자석에 마음을 뺏긴 듯 허전합니다

잃은 순간을 떠올렸기에 아쉬움은 더욱 커지고
말 한번 해본 적 없는 그녀와 엇갈리고 나서야
생각난 것에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그녀를 만나 한 시간 전의 상태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사람들이 곁을 지나갔습니다. 모두들 무관심한 얼굴로.
한참이 지나도 달라진 것은 없고
빌딩 밑 골바람 곁을 지나듯 가슴만 조여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좋아 했던 것 같습니다

돌아갈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디선가 사랑을 찾는 종소리가 들리고......
그 안에 있는 듯 손을 넣었습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곳의 12월을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