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


                                   이정희


땅의 온기가 나를
꼼짝 못하게 끌어당긴다

고구려 주몽을 만났다
생각보다 키가 크다고 했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190이라 했다
바라보던 눈길이 하늘같다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좁고 가파라
애를 쓰고 있는데
노승은
깃털처럼 가볍게 내려간다
걸음을 멈춘 그는
작고 납작한 흰 꽃신을 신고
가야 할 곳이 있다며
혼자 가버린다

종소리에 눈을 떴다
제야의 종이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