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몰


               정 서 연



빛 바랜 한낮의 기운
노을에 지는 슬픔을 보았는가

사랑이라는
이름도
잠이 들어가는 정각 12시

침몰하는 자정의 벽을 두고
아쉬움과 희망의 교차로에
너를 보낸다

축에 매달려
바다로 침몰하는 방생길
진실은 보이지 않고
돌아선 미소만이 처량해라

사계절 커다랗게 일궈놓은 자취
고스란히 두고
북풍을 향해 길 떠나는 사람아

내 낡은 사진속 풍경에
너를 기억하며
하해  침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