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새는 길을 내지 않고
물고기는 물을 가르지 않는데
나는 길 따라 걷는다

망설임의 길
발목이 시리도록 돌아온 길
문득 돌아보니 꽃이 지고 있다.

외로운 여행에서
우연히 날아든 크낙새 한 마리
가슴에 품었다.

달빛 덮고 이어지는
길들의 연가

하늘 숨소리 들리는 곳에서
길을 잃는 순간
난, 자유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