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나무 껍질을 열다


잠자는 백양나무 거북등을 열고
내 꿈을 밀어 넣는다
저 백양나무 구름을 뚫으면
내 꿈은 수틀에 십자수를 놓는 새가 되겠구나

단물이 흐르는 아릿한 봄볕의 환상
데굴데굴 구르는 햇살의 발목을 잡는다
아직 불 켜지 않은 백열 전구가 흔들거리며
키득키득 입을 막는다
늪가 가시연꽃 손목에 솟는 꽃대처럼 내꿈은
백양나무 껍질을 열지만
견고하다 구름은 아직

내가  사는 것은 이제 백양나무 거북등 껍질을 여는 것
연록빛 구름을 들추면 아기머리가 보여
음 음 음 산고의 저 황홀한  신음소리
자지러지게 웃음  터뜨리는 백양나무 껍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