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숨소리
                                                    정소현

땅을 깎으며
바위를 깎으며
웅덩이엔 호수로 채우며
흘러온 한강,
노래를 부르고 있다.

새 떼 같은 사람들은
가파른 세파를 뱉고
허공의 가슴에
밤강의 숨소리를 담는다.

숲과 꽃들
한낮 달아올랐던 마음
바람이 식히고
잎새들의 생글거림,
강가에 나부낀다.

뿜어 낼 열기 가득한 나도
밤강을 거닐고 있다.
그가 내 눈 속으로 달려온다.
나도 그의 눈동자 속으로
불꽃 되어 뛰어든다.

영혼을 태우던 다리들도
불빛 속에서 꿈을 꾼다.
꿈속에서 영혼들은,
가장 황홀한 입맞춤으로
가장 신비스러운 꿈속 같은
불기둥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