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각에서

                                                 정선영

  무더운 날이다
  서울산성 밑에서 차를 마신다
  그 뜨거운 차에는
  마주보이는 산의 서늘한 바람이 있다

  그 바람따라
  숲의 냄새
  산의 소식도
  함께오고

  나는
  한 모금 남긴 찻잔앞에
  조용히 앉아 그숲의 이야기 들으려 귀 기울인다
  내옆으로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